수(필수)필

나의 방

별신성 2015. 2. 20. 05:03

춥다. 자다가 깼다. 그래도 나에게 익숙한 우풍이요 한기이다. 이 우풍을 참으며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잠을 청하며 자랐다. 중3때 지은 집인데 벌써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 나의 책상, 책장, 망원경, 세계지도, 여치집, 별자리, 백일장 액자, 화장대, 로미오와 줄리엣 화보, 운동기구, 컴퓨터, 장농, 박스, 커튼, 격언 종이.. 내가 자라고 공부하고 자던 나의 방. 이 익숙함 속에서 잠을 잘 수 있다는 건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행복이다. 어릴 적 대청마루에서 먹던 쫄깃한 수제비처럼 그렇게 울어대던 소쩍새처럼 내가 살아있는 한 이 익숙함이 나의 관광코스처럼 언제든 펼쳐지길 소원할 뿐이다. 다시 잠을 청하자. 아직은 새벽이요 이 익숙함은 나의 평안한 온돌이 되어 줄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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