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
-박원주-
밑빠진 독.
물을 부으며 기대를 한다.
찼을까?
독 안.
바닥에 비친 내모습에 화들짝.
몇번을 더 부어본다.
떼우면 될까?
버릴까?
하나뿐인 장독.
미워지고 미워진다.
방치되는 독.
바뀌지 않는 인생이 나를 닮았다.
독을 어찌 채울까?
쓸데없는 게 나 같구나.
쓸데없이 발길질로 화풀이한다.
풍덩.
물에 빠져버린 독.
멍~
결국은 물이 찬 독.
나를 떠나면 되는 거였구나.
* 화성에서 한나의 기도로 설교를 하셨다. 깨진 독인 나. 나의 비전이 아니라 주님의 비전에 나를 담그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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