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검은 동물 두마리 -26.1.15.(목)

별신성 2026. 1. 15. 20:39

검은 동물 두마리
-박원주-

한 검은 동물이 쓰러져 있길래
불쌍해 안아줬더니
덜커덕 내 가슴을 물러버렸다.
이놈이 육식임을 알았을 때는
한참을 늦어버린 뒤였다.

입가에 닿은 고기냄새에
본능적으로 젖을 뜯는 육식동물아
잡아 먹어야만 사는 검은 동물아
죽음을 기뻐하며 으르렁 대는 동물아

누구를 탓하랴
먹힌 살점은 아무런 말이 없다

다시 검은 동물이 걷는다.
이빨을 감추고 두발로 꼬리없이 걷는다.
살아남으려 죽이려
검은 그림자 하나만 드리운채
아무도 자신이 먹이인지 모르게 살금살금
다음 걸음을 내딪는다.


* 누군가를 불쌍히 여겨 챙겨주면 호의로 알거나 이용할 생각을 한다. 불쌍히 여기는 것도 조심해야겠다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