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꾸역꾸역 혁명가 -26.1.13.(화)

별신성 2026. 1. 13. 22:28

꾸역꾸역 혁명가
-박원주-

둥근 해가 떴습니다.
둥근 해가 뜨다니요?
해가 뜨는게 아니라 지구가 도는 거잖아요?

흐트러진 세상을 바꾸기엔 하루가 짧고
아침부터 일찍 일어난 혁명가는 피곤하기만 하다.
하루가 가고 한달이 가고 일년이 가도
바뀐 것 없는 세상이 그대로 아침을 깨운다.

세상을 바꾸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끝 없는 세상이 끝 없이 도느라 바쁘다.
나 없이 잘 도는 세상에게
난 무슨 혁명을 고대하는가?

눈치작전.
세상을 바꾸는 작은 망치질.
세상이 눈치채지 못하게 소심한 못을 들었다.
소리가 나지 않게
진동이 나지 않게
아무도 모르게
쿵.
세상에 못을 박았다.
세상은 침하나 맞았나? 아무런 낌새가 없다.

못을 몇개 박을지 걱정하지 않는다.
큰 혁명을 바라던 혁명가는 이젠 늙었다.
이젠 못을 박는데 의미를 둘지 모른다.
어떤 결정, 어떤 몸부림, 어떤 찡그림이
용기있었다, 호기로웠다, 피식했다.
그런 못하나 박았음 됐다.

태초에 둥근 해가 뜰 때
모두가 해를 돌며 춤을 출 때
즐거우면 됐지!
타올르던 혁명의 캠프파이어는
이제는 꾸역꾸역
밤하늘에 별처럼 반짝반짝
작은 혁명만 불사지르고 있는지 모르지.
쉿! 아무도 모르게


* 여기서 스탑을 할지? 더 해보고 결정하지? 다시는 오지 않을 젊음의 끝자락을 불태우며 깊은 결정장애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