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5

첫 시험 -24.6.28.(금)

첫 시험 -박원주- 똥만 싸도 칭찬 받던 아이가, 밥만 먹어도 대견스럽던 아이가, 일어서기만 해도 박수받던 아이가, 이젠 영어로 첫 면접을 본단다. 뭐라나 궁금해 귀 대고 듣는데 뭐라고 쫑알쫑알 떠들며 웃는다. 언제 이렇게 자란건지.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흐른건지. 그저 대견하구나. 그저 뿌뜻하구나. 여지껏 산 것처럼 살아내면 되는거지. 한시름 한단계 넘어가면 되는거지. 웃고 즐기며 그렇게 사는거지. 고생했다. 내 새끼. 잘했다. 내 아기. * 영어 유치원을 알아본다고 갔더니 아직 어린 아이에게 테스트를 해보고 반을 넣는단다. 어릴 때부터 시험이라니 아이들이 벌써부터 고생이 많다.

일찍 자거라 -24.6.11.(화)

일찍 자거라 -박원주- 아이야 일찍 자거라. 깜깜한 어둔 밤을 벌써 알 필요는 없단다. 엄마가 자장가를 들려줄때 달빛이 밝아지기 전에 햇님이 인사하기 전에 꼬끼오 울던 닭이 네 눈동지를 쫒아오기 전에 아이야 일찍 자거라. 엄마 아빠는 할 이야기가 있단다. 네가 아직은 알 필요 없는 이야기들이야. 네가 아직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야. 네가 아직은 준비할 필요 없는 이야기들이야. 넌 두눈 꼬옥 감고 오늘 못한 것 꿈나라에서 즐기도록 아이야 일찍 자거라. * 아이가 오후에 늦잠을 자다 밤늦게 새벽에 깨어서 양치하고 씻기고 재웠다.

어린 싸움 -24.2.14.(수)

어린 싸움 -박원주- 아이가 내게 총을 겨눈다. 섣불리 다가갈 수도 움직일 수도 없다. 아이 눈치를 피해 총구를 피해도 즐거운 냥 날 따라 총구를 까딱인다. 갖은 애교로 설득을 해도 알턱없는 네살 아이는 웃기만 한다. “솜사탕!“ ”아이스크림!“ ”젤리!“ 아주 단순하고 협상 가능한 단어들을 발포한다. 아이는 총구를 내리고 머뭇거리다 현실성 없는 총알만 남발하는 날 째려보며 빵! 결국 내 심장을 맞춘다. 졌다. 다친 나를 눕히며 의사놀이를 시작하는 아이에게 승리를 축하하는 뽀뽀를 선사한다. * 말안 듣는 아이랑 싸우다 삐진 와이프를 보며 아이를 어찌 가르쳐야할지 참 고민이 많아진다.

Made in 알찬 하루 -24.1.20.(토)

Made in 알찬 하루 -박원주- 프롤로그: 아침 잠을 푹 자고 폭신한 침대에서 일어나면 화사한 햇살과 새소리가 새아침을 알린다. 푸른 해변을 따라 고운 모래에 조깅을 마치고 개운한 샤워 후 잔잔한 음악을 듣는다. 간단한 아침식사와 모닝커피를 마치고 창밖 바닷가를 보며 조용히 책을 읽는다. 뜨는 태양처럼 열심히 버킷리스트들을 하나둘 마치면 어느새 수평선 구름사이로 노을이 물들고 반짝이는 별들 사이로 감사기도를 마치고 다시 폭신한 침대에 누워 새아침을 준비한다. 에피소드: 내 하루는 나혼자가 아니였네 연인과 둘이, 새끼까지 셋이였네 에필로그: 알찬 하루는 만들어졌을까? 알찬 하루는 어떻게 부화했을까? -the 하루가 길다- * 아이랑 아내랑 간만에 좋은 날씨에 민속학박물관도 가고 카페에서 맛난 음식에 커..

육아 하산 -24.1.13.(토)

육아 하산 -박원주- 어른이 많은 생각 속에 살아서 아이는 아무 생각없이 걱정없이 살라 하네. 어른이 좋은 것만 찾고 중독에 빠져서 아이는 욕심없이 미련없이 순수하게 살라 하네. 어른이 지금과 여기를 쉽게 버려버려서 아이는 모든 걸 불태우듯 지금 열심히 놀라 하네. 이 고달팠던 육아 이 힘들었던 육아를 마치고 나면 이 쓸데없이 올랐던 어른을 하산하리라. * 주말 아이와 하루를 보내다보면 많은 귀여움 속에 어른의 부족함도 느낀다. 체력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