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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시

to.시 -박원주- 글에게 미안해서 펜을 들었다 나는 왜 하소연이 고플 때만 애타게 너를 찾아 펜을 들었던가 기쁠 때나 즐거울 때 논다고 정신없을 때는 그 가벼운 펜조차 들 여유가 없었다 잉크가 눈물로 채워졌을 때 슬그머니 그자리에 있는 너를 찾아가 한올 한올 시름을 벗으며 글을 끄적였다 간만에 어떨결에 긴 여백을 내것인 마냥 끄적여도 언제나 들어주는 고마운 말동무 항상 마침표를 찍고선 다시는 안올 위인처럼 널 잊고 떠나가도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다시 들어줘서 너무나도 고맙다네 2014. 9. 3. 너의 주변을 맴도는 친구 원주가

까먹을꺼 같아서

까먹을꺼 같아서 -신성- 까먹을꺼 같아서 글을 남겼어 다시는 읽지도 보지도 않을거면서 그냥 까먹을꺼 같아서.. 내 발걸음을 남겨놔야 할꺼 같아서 무슨 말인지 의민지 모르고 중얼중얼 필기체 사인마냥 끄적여봤어. 그냥 까먹을꺼 같아서... 넌 읽어주겠거니 넌 기억하겠거니 기대 반 설레임 반 무슨 보물찾기 선물마냥 네가 웃을까 가우뚱할까 한치의 고민도 없이 의미 없는 일기장 날짜처럼 끄적여봤어. 그냥 까먹을꺼 같아서.. (null..)

딱하나의 별을 위해

딱하나의 별을 위해 -박원주- 시들어가는 한송이 꽃에 물을 주듯이 딱하나의 영혼을 위해 미소를 지어주자 내가 받은 한 햇살이 따스하다 느낄때 내 팔 언자락에 지친 한가슴을 보듬어 주자 받은 것을 다시 되돌려 주기에 그닥 아깝지는 않을 테지 꽃이 다시 피어 향기로 출렁이듯 사람은 다시 일어나 웃을테지 흘러간 추억들은 모여 출렁이고 출렁이던 추억들이 다시 넘쳐 흐른다. 아주 작은 것들이 모여 우주를 이루듯 오늘 밤엔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중에 딱하나의 별을 보며 소원을 빌고 싶다 딱하나의 눈빛을 보며 속삭이고 싶다

나뭇잎 여정

나뭇잎 여정 - 박원주 - 가을녁 동산에 올라 무심코 낙엽을 밟고 지나다 뻐끔거리는 고동같은 낙엽 하나를 들고는 귓가에 가져가 대어다본다. 여름철 우렁찬 느티나무 매미소리 봄한켠 못다핀 아카시아 바람소리 철수네 모깃불 영희네 수제비국 한잎 한잎 우려나는 나뭇잎 인생. 신기함에 더 가까이 다가가 바닷가 모래같은 낙엽 위에 누워 메말랐던 나의 몸을 축이어 본다. 잎잎이 우려나는 내 인생의 잔영들. 모든 걸 벗고 대지에 누워 떠나는 여정은 이내 인생과 무척 닮았다. 어여쁜 꽃잎도 없이 아무런 열매도 없이 굳게 잡았던 나무의 손을 놓아 버리고 미련없이 떨어지는 나무로부터의 자유로운 해방. 그리고 나뭇잎은 바람결에 돛을 올리고 살았을제 그토록 꿈꾸던 항해를 이제라도 자유로이 떠나간다 나를 둘러싼 가치의 나무. 그..

문득 나를 그리다.

문득 나를 그리다 -박원주- 왜 이 깊어가는 가을밤에 문득 깨어 거울에 비친 내가 그리고 싶은 걸까? 그림도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 그려놓고 이상한 자취를 후회할꺼면서.. 왜 난 이 깊어가는 가을밤에 문득 깨어 거울에 비친 나를 하나둘 그리고 있는 걸까? 세기고 있는 걸까? 나도 나를 물끄러미 보고 싶었나 보다. 나도 내가 돌아봐주길 기다렸나보다. 내 눈빛 내 얼굴 내 느낌 그 하나하나가 그토록 사무치게 그리웠나보다. 잊지않으려 잊지않으려 애타게 나를 찾아서 안도했나보다. 이 깊어가는 가을밤에 문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