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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는 위로부터 자란다 -21.11.16.(화)

흰머리는 위로부터 자란다 -박원주- 흰머리가 어떻게 자라는지 아는가? 검은 머리 밑에서 자란다 하겠지만 아니다. 흰머리는 어떻게 자라는지 보라. 검은 머리 아래서 하얗게 자라는지 보라. 검은 머리 빠지고 흰머리가 나는지 보라. 흰머리는 위로부터 자란다. 옛날 할머니가 가졌던 흰머리. 검은 머리 파뿌리 되게 살던 그 흰머리. 이제는 그 하얀 길을 내가 걸어 알게되었다. 너무 사소해서 묻지않았던 이야기 어른 되면 당연히 알게될 이야기 이젠 늙어서 나도 알게된 이야기 누구나 격는 그 사소함 때문에 나중에 죽어 알게될 이야기조차 모두가 침묵하다 갔는지도 모른다. #흰머리 #새치 *새치가 나는 건 오래됐는데 흰머리를 뽑아서 자세히 보게되는 나이가 되었다

행동지령 -21.11.14.(일)

행동지령 -박원주- "착하게 살거라. 그래야 복 받는다" 그리 배우고 그리 살았는데 찬찬히 살아보니 현실은 반댈세 배운 지식과 벌어진 현실 사이 현실을 부인하기엔 사실이 냉혹하고 지식을 부인하기엔 뇌가 단단하다 어느게 진실을 부여잡기엔 떨어지기전 드리워진 두 동앗줄 같아라 왜 모두에게 착하라 했을까? 비밀을 알고 있는 첫 누군가는 다수에게 무언의 행동지령을 내리고는 비밀속에 모든걸 숨겨버렸다 "그래도 착하다고 복이 오지않는다" 어느 낮선 번뜩이는 외침도 다수가 말하지 않은 침묵속으로 희소했던 복과 함께 감춰져버렸다 인과론 속에 숨어버린 알 수 없는 첫 시작처럼 #권선징악 #복 *욥기를 읽으며 권선징악과 인과론의 문제점을 알게된다. 그런 교육의 문제점도...

꿈의 꿈 -21.11.13.(토)

꿈의 꿈 -박원주 꿈은 바랬다 내가 원하는 모든 걸 해 볼 수 있기를, 좀더 생생하게 누릴 수 있기를, 그 즐거움에서 영원히 깨어나지 않기를, 혹시 깨어나더라도 꿈인지 알지 못하기를, 꿈인지 알았더라도 그 행복이 잊혀지지 않기를, 잊혀졌더라도 언젠가 기억할 수 있기를, 기억하지 못해도 언젠가 그리워하기를, 그리워않더라도 언젠가 스쳐 다시 만나기를, 꿈은 꿈궜다 #꿈 #해몽 *요즘 꿈을 자주 꾸는데 꿈에서 파티도 가고 여행도 가고 수영도 가고 깨면 마냥 꿈이 그립다

찬 바람이 붑니다 -21.11.10.(수)

찬 바람이 붑니다 -박원주- 어제와 같은 오늘인데 갑자기 찬 바람이 붑니다 같은 태양 같은 하늘 같은 오늘을 거니는데 너무 매섭게 찬 바람이 불어옵니다 누구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무언가 바뀐 것도 없는데 어디서 시작된 줄도 모르게 찬 바람이 내게 불어댑니다 찬 바람이 불어 여민 옷자락 속에 꿈쳐둔 어제가 그립고 체온에 익숙했던 따뜻함이 그립고 찬 바람이 불어 오늘 커피향은 어제보다 진하고 찾잔을 잡은 손길은 마음 한켠처럼 따뜻하기만 합니다 갑자기 부는 찬 바람에 마음까지 서늘한데 마음 한켠을 내주기엔 치워야할 생각이 많아 바람따라 걷는 길이 그저 분주하기만 합니다 #겨울 #추위 *비가 그치고 갑자기 날씨가 싸늘해졌다

원죄의 후유증 -21.11.9.(화)

원죄의 후유증 -박원주- 어제밤에 아담이 사과를 따먹었어요 너무 허기가 져 죄를 지었어요 아담이 잠이들자 이브도 사과를 먹었어요 아담이 깨어나자 이브는 아담의 갈비뼈 속으로 숨었어요 이브는 밤마다 깨어나 사과를 먹었어요 어제밤도 이브가 베어문 사과가 녹슨채로 발견됐어요 그래서 한번 죄를 지은 아담은 매일 아침마다 이브를 갈비뼈에 재운 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사과밭으로 나간답니다 #야근 #피곤 *야근할 일도 많고 매일 일상을 무료히 살아가는 것도 심심하고

빗님의 초대장 -21.11.8.(월)

빗님의 초대장 -박원주- 빗님이 내렸어요 어제 세상에 먼지가 놀다 갔다기에 오늘 깨끗이 청소를 하네요 단풍도 낙엽도 잘가라 인사를 나누고 빗님과 함께 깨끗이 떨어져 땅속에 잠들었어요 똑똑똑 떨어지는 빗님이 내 마음 문도 열어달라 똑똑똑 두드려요 쏴아아 내리는 빗님이 내 생각도 비워달라 쏴아아 파도 쳐요 창밖에는 아직 빗님이 내려요 아직도 세상에 먼지가 많은가봐요 아직도 내 마음이 닫혔나봐요 아직도 내 생각이 꽉 찼나봐요 빗님 이제는 우리 함께 떠나볼까요? #가을비 #산책 *간만에 내린 가을비에 낙엽이 거리를 채운다. 날이 차다.

왜 눈이 먼저 울어야 했나? -21.11.7.(일)

왜 눈이 먼저 울어야 했나? -박원주- 왜 눈이 먼저 울어야 했나? 아직도 투명하게 너를 보건만 왜 눈이 먼저 울어야 했나? 함께 먹고 마셨던 추억조차 잠잠하건만 왜 눈이 먼저 울어야 했나? 너의 소리가 이토록 가까운데 왜 눈이 먼저 울어야 했나? 눈이 먼저 멀어야했다 참상을 보지 말아야했다 떠나는 물처럼 한줄기 눈물과 함께 흘려보내야했다 다 흐르고 메마른 눈으로 다시 똑같은 것들을 똑똑히 보아야했다 #욥기 #QT *욥이 주께 눈을 들어 눈물을 쏟는다는 말에 왜 그 많은 구멍들을 두고 눈이 먼저 울어야했나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