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방울 -24.8.3.(토) 비누방울 -박원주- 존재가 뭔지 들여다 봤더니 원자란다. 원자가 뭔지 들여다 봤더니 전자 사이에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이란다. 아이들은 이걸 눈치챈 걸까? 텅 빈 비누방울이 그렇게도 좋단다. 알록달록 멋지게 날아도 터지면 끝나버리는 비누방울이 그렇게도 좋단다. *비누거품 놀이를 해주는데 생각보단 거품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24.08.04
여행을 가는 이유 -24.8.2.(금) 여행을 가는 이유 -박원주- 어제가 지겨워서였을까? 나는 오늘 여행을 떠났다. 무한히 팽창하는 우주가 더부륵한 배를 두드리며 나를 소화시키지 못해 다시 글라인더를 돌린다. 아직은 찾지 못한 어느 보물을 찾아서 찾아야 끝나는 미션 탈출처럼 아직도 끝나지 않은 목적을 찾아 어딘가 있을 나를 찾아 오늘도 여행을 떠났다. * 두번째 발리. 비슷한 듯 다른 현실을 보며 여행을 가는 이유를 찾는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24.08.03
벼락 친 인생 -24.8.1.(목) 벼락 친 인생 -박원주- 갑자기 태어나기로 해서 갑자기 살기로 해서 갑자기 떠나기로 해서 갑자기 해버린 것들이 모여 내 인생이 되었네. * 내일 여행을 떠난다고 하니 짐을 싸고 머리도 깍고 준비란걸 해볼까? 근데 어디가더라?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24.08.02
괜찮겠지? -24.7.31.(수) 괜찮겠지? -박원주- 아담이 선악과를 먹으며, 받아먹은 건 괜찮겠지? 죄를 짓는 첫번째 말, 아무도 모르니 괜찮겠지? 독배를 마시며 죽은 자들의 유언, 한번은 괜찮겠지? 아무도 괜찮다는 이들이 없는데 왜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신기한 호모 사피엔스여 그렇기에 누군가는 죽었고 죽었기에 자원이 순환되는지도 모르겠구나. 괜찮겠지?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 하나도 안 괜찮아! * 사람들은 위험과 안정사이를 교묘히 줄을 타며 즐기는데 익숙하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24.08.01
사육 당하는 인간 -24.7.30.(화) 사육 당하는 인간-박원주-내가 가지고 키우고 늘리고내게 계속 담기만 하다가내게 담아주는 누군가의 동작에 무슨 수작인가? 꿍꿍인가?눈초리가 올라간다. 정작 나는, 엄마가 낳아 기르셨는데정작 나는, 선생님이 키우고 물을 주셨는데전부 내가 다 한 것인냥 착각하며 긴 시간을 보냈구나. 받은 걸 전부 돌려줄 날이 오기전 미리 알게되어서 참 다행이다. 먹고 자고 사느라 사육만 당하다가고맙다 말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 먹고 자고 쉬고 하는 게 좋긴 한데 동물 사육당하는 느낌이 든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24.08.01
쉼표 방향치 -24.7.29.(월) 쉼표 방향치 -박원주- 문장에는 띄움이 있고 노래에는 쉼표가 있고 호흡에는 날숨이 있고 차에는 브레이크가 있고 창조주조차 마지막에 휴식을 했다는데 아므것도 모른 나는 너무 앞만 보고 달렸구나. 탈이 나서 쉼을 배우는 욕심쟁이가 되었구나. 언젠가 영원히 쉴 까봐 무서웠던 두려움 때문에 더 무모히 달리다 방향치가 되었구나. 결국 영원히 쉬는 숙명이 저깄구나. 쉬고 숨 쉬며 나를 가득 채운 공기조차 내뱉으며 쌓인 피로도 욕심도 썰물처럼 밖으로 흘려보낸다. 쉬어도 좋단다. 빨리 쉬나 영원히 쉬나 우리는 언젠가는 쉬어야하는 존재니까. * 코로나로 격리되어 방에서 쉬고 있으니 좋긴 한데 여러 생각이 든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24.07.30
유전의 원심력 -24.7.28.(일) 유전의 원심력 -박원주- 어제의 나랑 오늘의 나랑 닮았다. 어제의 역사랑 오늘의 인생도 아빠가 같은가보다. 돌고 돌아 또 제자리에 서 있는 시간의 유전자. 반복하지 않으리 복사하지 않으리 돌고 도는 시간은 다음 섹스를 멈추지 않는다. 받은 게 그 유전자라 어쩌나 배운 게 그 스토리라 어쩌나 이젠 당연하다 익숙한 시간의 원심력. 나는 돌연변이가 되리라 나는 저 것들과 다르리라 다짐해도 돌고도는 유전의 원심력이 너무 커서 같이 돌아버린 나는 도는 저들에게 멈추란 말을 꺼내지 못했다. 이왕 이렇게 된거 다같이 돌자. 우리끼리 멈춘 사람이 없으니 암튼 괜찮을거 같다. * 몸살기가 있어서 병원에 갔더니 또 코로나에 걸렸단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24.07.30
거품 우주 -24.7.28.(토) 거품 우주 -박원주- 하나의 우주를 만드는 시간. 우주 안에 살아갈 인간들을 떠올리며 주어진 인간, 시간, 공간, 존재들이 내가 원하는대로 잘 움직이도록 미리 시뮬레이션하며 체크해본다. 이 거품이 터지기 전에 인간들이 즐거워했길 바라며 아름다웠다 행복했다며 헤어지길 바라며 거품을 불고 터트리고 후루루 많이 날리며 불었다. * 행사 준비를 하는데 고객들이 어떤 걸 좋아할지 어떻게 시간을 쓸지 기획하는데 머리가 복잡하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24.07.28
배웅 - 24.7.27.(금) 배웅 -박원주- 아름다웠던 사람이 떠난다기에 떠나는 길을 멀리서 배웅을 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배웅 한다기에 어찌 배웅할까 고민하다 높이 멀리서 배웅을 합니다. 가까이서 배웅하면 찰나만 볼까봐 높이 올라 길게 길게 배웅을 합니다. 아무도 없는 곧은 길을 홀로 떠나시는군요. 많은 위로들 사이를 홀로 떠나시는군요. 여러 차들의 안내를 받아도 홀로 떠나시는군요. 어쩌면 이미 떠났을지도 모를텐데 우리만 분주한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당신은 긴 세월을 살아 먼길로 떠났지만 꽃향기 가득한 길 걸으며 떠나시는군요. 아쉬움에 손을 흔들어도 감은 눈은 떠지지 않네요. 우리 모두 언제가는 감을 그 모습이겠네요. 우린 사라진 것들은 잘 잊습니다. 살아가는 수많은 것들이 시선을 가리거든요. 이곳에서 잘 사셨으니 저곳에선 ..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24.07.27
감투 강태공 -24.7.25.(월) 감투 강태공 -박원주- 권력이 떠든다. 욕심이 떠든다. 찌푸린 인상들을 무시하며 추잡한 말들을 인정사정없이 내뱉고 본다. 저 사람 좀 말려줘요. 누가 좀 멈춰줘요. 아서라. 똥치우려다 똥 묻을라. 다들 쉬쉬 입 다물며 열린 구멍을 막는다. 귀를 씻고 눈을 씻으며 다시는 얽히지 말자 조심해도 어디서 날아온 욕심에 배가 휘청거린다. 삶이란 돛단배는 잔바람이 많구나. 툴툴 털고 노를 저어도 바람이 멈추질 않는다. 누가 세월을 낚는 강태공이라 했던가? 왠만한 내공없이 세월 낚기가 참 어렵구나. * 모임에 전부터 딴지를 거는 사람과 모임에서 한마디 해야하는 사람들을 보며 이 모임이 실속있는 유익한 모임인가 고민이 된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24.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