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 정리
-신성-
가야할 길이 너무 달라
반대편에 설 수 밖에 없던 이들
앙숙이요 숙적이라 거창한 타이틀을 걸고
둘중 하나는 사라져야 끝날 운명이라
단정한 서로를 향해 창날을 들이댄다
너무 잘 알기에
눈에 가시같은 서로를 정리하는 시간
빨리 하는게 좋을지
천천히 하는게 좋을지
고민하다 드러나다 다시 숨는 발톱들
수면위 일렁이는 서로의 파문에
촉각을 곤두 세운다
단판으로 사활을 걸지않는 새가슴들이
이해할 수 없다고,
사랑할 수 없다고,
너는 내 왠수라 질러버린
첫번째 기억의 단추.
어느새 그어진 국경선 사이
쌓여만 가는 담벼락을 보며
으르렁 거리다
또 쉬어버린 목구멍으로
으르렁 거리다
또 상처뿐인 몸뚱이 털을 곧추 세우며
으르렁 거린다
언젠가 사라진 서로가 사무치게 그립도록
선을 침노하며 피터지게 싸우는 것이다
훗날 누군가 펜대를 잡고 역사라 끄적일 순간을 향해
그나마 남아있던 날숨을 쥐어 짜며 또
으르렁 거린다
*회사안에서도 서로 편가르고 싸우는 것이 참 끝나지 않는 장기적인 소모전같아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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