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반복, 동일, 기억 -19.3.24.일

별신성 2019. 3. 25. 01:06

반복, 동일, 기억
-신성-

누가 나를 가두었나
기억이 난다
분명 어제의 그 시간 그 곳을 지나는게야
벗어나려면 기억을 지워야해
지우자
오늘을, 어제를, 나를
이 돌고 도는 반복을 벗어나야해
동일한 복사의 저주를,
누군가 녹화된 내 CCTV를 그대로 복붙한 듯한 관음
나의 은밀함을 즐기는 그대는 나를 닮아서 싫소
가두어진 나는 시간의 틀속을 돌고 돌아
감가상각이란 허물을 뒤집어 쓰고
마모마모마모마모
안돼안돼안돼안돼 외치는 비명은
그냥 추임새처럼 동굴을 울려대다
노화노화노화노화 늙어 죽겠지
마음도 같이 돌고 돌아버리지
왜 너만 따로 놀아서 이리 힘든 시간을 보내는건지
영원,
그 비현실적인 꿈을 들먹거려선 안됐어
꺼져!
애초에 그 마음이 어디서 왔는지
주리를 틀어서라도 영원을 찾아내 죽였어야 했어
지금은 영원의 암이 마음을 먹어버렸지
아마 마음은 영원 때문에 양자택일을 건너겠지
몸은 열심히 돌고 도는데 마음이 삐끄덕 거려
달아가는 몸이 먼저 죽을테니 마음은 놓이려나
시간, 니가 문제야!
넌 똑바로 걷는다며
비틀비틀 돌고 도는건 아니라며
왜 돌고 도는 척을 해 사람을 햇깔리게 해
또 시간이 스치자 한 억겁의 기억이 덥썩 쌓인다
눈은 엄청난 화소로 죄 죄 죄다 녹해해
머리속에 꾹꾹 계속 밀어 담는다
그만해!
맨날 똑같은 걸 왜 저장하냐고
모든 짜증의 목소리조차도 최고 음질로 저장되고
지친 복붙의 하루는 눈꺼플을 내린채 투항한다
내일은 새로운 태양이 뜰꺼야
해해해 맑은 꿈을 꾸면서 꼼짝도 없이
오늘의 깨달음을 포멧한다
(또)둥근 해가 떴습니다

*순모임에서 나눔을 하는데 반복된 똑같은 일상의 기억을 어떻게 해결할지 나눔을 했다.(히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