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을 지나며
-신성-
세상에 모든 것을 먹고 마시거라
단, 동산 중앙의 사과만 먹지말거라
사과를 깨무는 순간 깨져버린 금기
축복은 받되 누리지 못하는
괴리의 저주가 내린다
마음껏 먹되 넘기지는 마라
눕기는 눕되 잠은 자지 마라
사랑은 하되 관계는 마라
자위는 하되 사정은 마라
솟구치는 마그마를 주워담을 수 없어
분출해야했던 광기의 화산처럼
자극의 짜릿함은 결국 종말을 부른다
꼭 가야만하는 다음 정차역처럼 냅다 달리는 욕망
내 것이기에 당연히 내가 멈출 수 있는 것인양
시작의 도화선을 너무 쉽게 붙여버렸다
절정의 피스톤을 멈출 자가 있는가
더 빨라지는 절정의 절벽에서
나는 추락하고 낙하하며
환희의 비명을 지르며 웃어댄다
점점 다가오는 절정의 순간이여
근질거리는 오감을 막고
저기 앞까지 다가온 혓바닥이여
침노하지 못하도록 입을 닫지만
애무의 혓바닥은 맨몸을 휘감는다
흥분하지 않으리 외치는 주문에도
나는 나에게 나를 방치할 뿐이다
결국 나는 딱딱하게 굳어진 소금기둥이 된다
이 흐르는 눈물은 고뇌냐 기쁨이냐 헷깔려하며
오늘도 쉽게 잊혀져버리는 절정을 지난다
더이상 나에게 교만하지 말아야지
멈추지 못할 건 시작을 하지 말아야지
나의 벗은 침실엔 너를 초대하지 말아야지
*다크앱, 토르같은 불법을 보면 인간의 욕구들이 참 무한하며 그 욕구를 다 컨트롤할 수 있다는 생각은 교만한 생각임을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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