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돗자리에 눕다가
-신성-
먼길 돌아 내려온 길
세월에 흘러다은 길
어머니 뵙고 도란도란
이야기 펼쳐 나눈 길
어머니 돗자리에 누워
아 시원하다 눈 지긋히 감았다
어릴 적 웃던 나를 마주한다
대나무 한 나무 한마디에 세겨진 추억을
옷고름처럼 풀어헤친다
얼마나 많은 위로를 여기서 달랬던가
얼마나 많은 아픔을 여기서 머금었던가
세월이 흘렸던가
땀을 흘렸던가
눈물을 흘렸던가
나를 머금은 돗자리는 누렇게 빛이 바랬다
대나무 돗자리에 누워
지나간 세월을 셈하며
나도 어머니도 누나도 동생도
수고했다 스윽 스다듬어 본다
*어머니 귀찮으시다고 아직 안 편 돗자리를 껴내 펴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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