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물
-박원주-
움직이지마.
넌 여기에서 그냥 그렇게 살아.
모두 움직이지 않는 밤
난 움직이고 싶었다.
다들 햇살만 먹었지만
난 몸이 먹고 싶었다.
난 남들과 달라.
잎으로만 살기 벅차서 입을 열었다.
뿌리로만 살기 벅차서 입을 닫았다.
가시로만 살기 벅차서 이를 씹었다.
꿈틀대는 꿈이 꿈틀대는 것을 삼켰다.
생명을 먹으며 생명을 느꼈다.
살아있는 맛
이 맛이야.
여기에서 꿋꿋이 꽃이 피웠다.
다음에는 발을 삼키리라.
다음에는 날개를 삼키리라.
할 수 없는 건 없다는
진리를 알아버렸다.
이미 자유해 버렸다.
* 파리지옥 주려고 애벌레를 잡아 주는데 너무 큰걸 잡아서 튀어나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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