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린 머리
-박원주-
머리가 앞을 보더니 다리를 단다.
머리가 달린다.
꽉찬 머리는 금방 앞으로 기운다.
덜렁대던 머리가 어디서부터 세기 시작한다.
아무 생각 없이 빈 머리는 다리를 달고 달린다.
머리가 다 비워지자 다리가 곧 멈춘다.
머리는 그새 달린 거리를 까먹는다.
기억없는 궤적에게 땀이 뿌뜻했다고 고백한다.
머리는 비워진 곳을 깨끗이 샤워한다.
다시 머리가 앞을 본다.
* 아침 조깅을 하다보면 아무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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