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크스의 탄생
-박원주-
어제자 팬티를 오늘 다시 입었더니
뭔가 찝찝한 느낌이 드네.
‘아무일 없겠지?’
팬티속에 찝찝함을 같이 구겨넣고는
‘아무일 없어라’
익숙한 망각에 희망을 걸고
하루를 시작한다.
어라? 버스가 많이 늦네?
막상 탄 버스에선 냄새가 진동하고
나는 앞 정수리 내리는 눈을 애써 피한다.
어딘가 들리는 컥컥 대는 소리에
‘곧 내리니까 참자’ 하기 무섭게
그 소리도 같이 내리고 있다.
컥컥 대던 소리는 손으로 코를 힝~ 풀고는
손을 앞뒤로 틱틱 털었다.
‘엇! 너무 가까운데?‘ 하고 피하려는데
어느새 내 손가락엔 끈적한 액체가 느껴진다.
화장실로 부랴부랴 달려도 공사중이라 잠겨있다.
’팬티의 악몽은 여기까지 하자!‘
주문을 중얼대며
망각이란 비누로 징크스를 씻었다.
징크스의 마법에 이리 쉽게 걸릴 줄이야.
문지방에 앉지말라던 어머니의 미신에
내가 걸려 넘어질 줄은 미쳐 몰랐다.
분주히 해독약을 찾아댔는데
다행히 정신없는 회사일 덕분에
망각의 주문이 먹혀들었다.
* 어제 팬티를 다시 입는걸 찝찝해하는 나인데 왜 아침에 굳이 어제 팬티를 입어서 징크스같은 징크스가 생기는 건지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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