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빈낙도.씨ver
-박원주-
사람도 해바라기씨를 먹는다
씨를 잇 사이에 세워 깨물면
하찮은 알맹이가 톡 튀어나온다
참 단순한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멍하니 다람쥐가 된 나를 본다
씨를 먹고
시간을 먹고
일정을 먹고
나를 갈아먹고
다람쥐처럼 한낮 씨앗에 자족하게 된다
그런데 이상히 좋으다
사람으로 살기에 지쳤었나 보다
시간을 채우기 지쳤었나 보다
나를 들고있기가 힘들었나 보다
멍하니
그냥 쉬고 싶었나 보다
그냥 숨만 쉬고 싶었나 보다
가만 있어도 된다고
다독이고 싶었나 보다
* 출장에 휴일 근무에 여러 일정에 지쳤었나 보다. 카페에서 먹는 해바라기씨가 이렇게 좋다. 베트남은 15천동(800원) 정도면 해바라기씨 한봉지를 먹을 수 있다.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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