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난 동네 꼬마의 순진무구한 눈을 보다가 문득 '이 꼬마는 무엇을 무서워할까? 귀신일까?' 궁금증이 밀려왔다.
"넌 이세상에서 뭐가 제일 무섭니?"
"드라큐라".
조금은 예상했던 대답이였다. 그런데 순간 '드라큐라도 귀신인데 귀신보다 더 무서워하는게 있을까?' 또 궁금증이 밀려왔다. 사실 귀신이야 우리가 매일 새뇌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던가? 그래서 아이들에게 더 무서운 것은 무얼까 또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드라큐라보다 더 무서운건?" 좀 머뭇하던 녀석은 바로
"검치호랑이".
검치호랑이?? 난 호랑이종류인줄 알고 무섭게 생겼는지 물어보았더니 신석기시대에 살던 이빨이 큰 대형 호랑이란다. 애들은 공룡에 대해 많이 알고 무서워하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더 무서운건?" 하고 물으니 역시나
"괴물" --> "티라노사우루스" 순으로 대답이 나왔다.
"그럼 무시무시한 공룡보다 무서운건?"
"지구폭발"
아이도 멸망과 죽음은 무서운가 보다.
"지구폭발보다 무서운건?"
"하나님 사망"
아이의 영적인 대답에 순간 좀 멈짓 놀랐다. 어린 것이 영혼에 대해 멀 좀 하는걸까? 보통 어른도 물질적인 현세에 관심과 두려움을 가지는데...순간 애가 대견스러워보였다.
"하나님 사망보다 더 무서운건?"
"우리나라 멸망"
애국심이 투철한 건지. 지구폭발보다 뒤에다 두네ㅎ
"우리나라 멸망보다 더 무서운 건?"
"대마왕!!! 으으으흐흐~~"
아이는 음흉한 눈빛을 지으며 양손을 귀신처럼 들고 비명을 질러댔다. 순간 당황했다. 대마왕이 무슨 만화의 마왕인줄은 모르겠으나 엄청 무서운 놈이란건 짐작할 수 있었다. 아이도 무서운지 더 말을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후다닥 떠나버렸다.
대마왕이 누굴까? 궁금했지만은 아이는 더이상 무서운 이야기는 하지않으려 했다. 아쉬움속에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대마왕인 것으로 결정이 났다ㅎ
아이와 나눈 잠깐 동안의 질문과 답이였지만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이 저렇게 보이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을 막연함에 대한 두려움이 아닐까? 두려움보다 더 당당하고 떳떳하게 나란 존재로서 세상을 행해 도전하고 즐기는 내가 되리라고 다짐했다. 짧은 순간이지만 아이의 눈빛을 보며 참 많은걸 느꼈었다. 이래서 워즈워드가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 불렀나보다^^
Perseus @ Edward burne j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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