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별을 사랑하는 이유는 참 많습니다.
아마 저 밤하늘의 별만큼 많을지도 모르죠. 그대들이 모두 내가 사랑하는 이유들이니까요.
그래도 하나둘씩 별을 세는 마음으로 짚어가보면
우선은 어릴적 소원을 빌었던 오리온자리를 별자리로 알아갈때의 기쁨이 가슴에 퍼집니다.
추운 겨울밤 따뜻한 온돌 구들장에서 솜이불을 들추고 창호지문을 열면 찬바람에 잠이 확깨죠. 그때 오줌을 누면서 잠결에 하늘을 보면 이게 하늘인지 꿈인지 모를 정도로 별들이 쏟아지죠. 그때 유독 나의 눈을 사로 잡는 별자리가 있었으니 바로 오리온자리. 그때 당시 저는 오리온자리를 가오리연자리로 불렀습니다. 오리온의 삼성과 오리온대성운이 꼭 가오리연을 닮았거든요. 그때 빌던 소원들은 모두 기억에 나지 않지만 그 가오리연자리는 항상 흐뭇하게 저를 지켜봐주네요.
또 하나의 이유는 보석같은 별빛에 눈을 부비적하다가 그게 플라이아데스 성단임을 알았을 때의 감격!!
이제 중학생이 되어 어릴때의 순수함에 별자리가 잊혀져갈쯔음 문득 밤하늘에 정확히는 산위 지평선과 하늘이 만나는 그 지점에서 유독 반짝이는 별을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지평선 근처니까 별이 반짝이겠거니 했는데 떠오를 수록 더 크게 작은 북두칠성처럼 반짝였습니다. 순간 제 머리를 스쳐지나간 플라이아데스 성단! 혹시나 책에서 읽은 그 성단은 아닐까? 궁금함에 책을 뒤적뒤적했는데 역시나 그 플라이아데스 성단이였습니다. 그 보물섬을 발견했을때의 황홀함이란 말로는 그 벅찬 감동을 공유할수 없죠.
그외 이유들에는 밤하늘에 대한 수많은 의문들과 제가 찾은 해답들이 있겠네요.
밤하늘에 잠든 그 고요하고 오묘한 우주가 그렇게 멀리있으면서도 이렇게 가까이에서 속삭이는 것은 왜 일까요? 밤하늘이 그렇게 까만 이유는 왜일까요? 여러 밤하늘이 저에게 던지는 의문들을 저 나름 별들에게 물어보며 해답을 찾아가는데 그게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더군요. 그러면서 별과 이야기도 하고 친해졌죠. 모든 유채색들의 현란함이 사라지는 밤하늘. 모든 유채색들이 사라지고 지나가지만 우주가 잠자는 밤하늘은 영원히 변하지 않네요. 그래서 저도 별을 영원히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항상 88개의 친구들이 밤마다 나를 부르죠. "반갑다. 칭구야!"
고요한 밤하늘처럼
모든 존재들은(크든 작든)
작은 별빛으로 조화롭게 자신을 노래하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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