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수)필

미역내음새

별신성 2012. 10. 9. 09:56
강가를 거니는데 어디선가 미역내음새가 난다
먼 바다 내음이 어디서 여기까지 왔나
냄새의 끝을 찾아 강아래까지 가본다
더 이상 갈수없는 절벽
강아래로 더 가까이 내려가 본다
진흙을 밟고 강가에 좀더 깊숙히 들어간다
이 내음새
익숙한 미역내음새다
어릴적 조개잡던 그 밤조개 물이끼내음새다
그때 그리도 익숙했던 내음새를 잊고 지냈었구나
잠시 강가에 앉아 저 멀리 수평선을 본다
갈매기대신 두루미가 한가로이 난다
고기들도 물장구치며 노니는 영락없는 바다다
이 작은 바다내음이 모여 큰 바다 내음이 되겠지
이 작은 풍경들이 모여 큰 망망한 끝이 되겠지
강둑어귀에는 바다내음을 낚는 인기척도 보인다
앝은 물가 돌틈사이에선 물고기가 튀어오른다
이쪽 바다가 좁았는지 큰 바다쪽으로 건넌다
졸졸졸 강의 파도소리가 들린다
바다처럼 거칠지않고 고요한 정적의 흐름이다
묵묵히 바다를 향해 가는 의지
강에 빠져 마음껏 바다내음을 몸에 묻힌다
짜지도 않고 깊지도 않고 아담한 바다의 촉수

이 내음이 날아갈 새라 조신히 일상으로 되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