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풀벌레소리 흥얼대다

별신성 2012. 8. 5. 00:03
풀벌레소리 흥얼대다
-박원주-

가을밤 모퉁이서 풀벌레소리 들린다.
찌륵찌륵 찌르륵. 위힝힣 위힝힣.
먼 소리일까 궁금해서 귀기울여 들어본다.

"즐겁다. 즐겁다. 가을밤이라 즐겁다. 
노래해서 즐겁고 시원해서 즐겁다."
찌륵찌륵 찌르륵. 위힝힣 위힝힣.
돌림노래 이 노래만 불러 대샀네.  

삶이 지치고 지루하지 않더냐?
뜨거운 내일의 태양이 걱정되지 않더냐?
어제밤 뚜꺼비가 또 온다고 하던데?
이 풀밭도 가뭄에 말라간다 카더라.
다가올 겨울은 얼마나 추울꼬?

찌륵찌륵 찌르륵. 위힝힣 위힝힣.
듣는듯 못듣는듯 또 찌르륵 노래하네.

"즐겁다. 즐겁다. 가을밤이라 즐겁다. 
노래해서 즐겁고 시원해서 즐겁다."
찌륵찌륵 찌르륵. 위힝힣 위힝힣.
도돌이표 이 노래만 불러 대샀네.  

벌레만도 못한 놈들이 나한테
사랑도 결혼도 인생도 곧 지나간다고
오늘밤은 지내들과 찌륵찌륵 즐기잔다. 

복잡한 언어는 잠시만 내려놓고
무료한 일상은 잠시만 재쳐놓고
오늘밤은 가을장단 이 노래를 따라부르자. 

찌륵찌륵 찌르륵 위힝힣 위힝힣.
찌륵찌륵 찌르륵 위힝힣 위힝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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