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히 여기소서
-신성-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더 높이 날고자 해도 날아갈 날개가 없네
날개를 잃은 게 아니라 가지지조차 못한 나
날개를 잃은 상처도 아닌데 온몸에 얼룩진 상처
창공의 새를 보다 볼품없는 날 보며 흐르는 눈물
흐르는 눈물조차 닦을 수 없는 깃털들
어제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바뀌지 않은 슬픔
바뀔 수도 가질 수도 없는 꿈이기에 접어야하나요?
허우적댈수록 더 빠져드는 여기선 헤어나갈 수 없나요?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되던 해피앤딩은 없는건가요?
무슨 의미를 위해 한마리 새로 땅을 걷는 건가요?
시선을 피해 어둠속을 살아가는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보지 못하는 이여
볼 필요가 없는 이여 들으시오
비교 아닌 다름속에서 당신의 존재를 깨달으시오
하늘이 아닌 땅에서 당신이란 존재로 살아가시오
새가 새인 건 날개가 있어서도 날수 있어서도 아니오
알을 깨고나와 하늘 닿은 숨을 쉬는 첫순간 새인 것이오
하늘을 뒤집어 바다를 헤엄친다해도 새인 것이오
날개가 없어 창공을 날지 못하는 건 중요하지 않소
당신에게는 당신의 땅과, 숲과, 양식이 있소
천사는 날개 있어 나는 게 아니라 천사여서 나는 것이오
당신은 땅에 내려온 천사요
하늘로도 날개로도 아닌
당신으로, 당신에게, 당신을 나는 것이라오
*사람도 상처에 허덕이면 변화를 통한 새삶은 참 어렵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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