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기 후
-신성-
까만 먹구름이 밀려와
땅 땅 땅
몇발의 총성과 함께
번쩍
방심한 대지를 향해 벼락이 날아들었다
눈에 띄지 않게 때려도 될 것을
저리 요란스럽게
애써 모은 에너지를 마구 뿌려댄다
꼭 그래야 하는 절박한 순간
불어닥친 폭풍 가운데
다급히 넘어가야하는
혼자만의 벼락치기
벼락이 치고
나는 메시야의 권능을 받아
하루를 천년같이
시계를 멈추고 일상을 깨뜨린다
위대하게 살 수 있어
일상은 바뀌는거야
땅도 놀라 산맥도 꿈틀댄다
벼락이 그치고
곧 어둔 장면이 갠다
무지개
기적처럼 내린 선물을 냉큼 받고선
구름이 떠나간
아무일도 없는 빈 하늘 속으로
자그만 까만 눈동자를 들고
홀로 걸어 들어간다
*업무가 밀리고 밀려서 야근을 하고 밤을 새고 토요일도 이어서 계속 책상에 앉아 일했는데 하루가 통째로 날라가도 아무렇지 않게 토요일 저녁에 퇴근하는 신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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