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게임
-신성-
눈을 감으려 애썼다
감기지도 않는 눈을
똑바로 보지도 못하는 눈을
떠야만 갈 수 있는 길들
보아버려서
알아버려서
피곤한 인생길이여
길이 아닌
길도 없는
넓은 들판을 한없이 달리고 싶다
보아버려서
뛰어야만 했던 길
나무아래 예쁜 의자 대신
곧게 앞으로만 달려야했던 길
나의 눈은 내 것이다
그 뻔한 거짓말도
함부로 대꾸하지 못했다
언젠가는 감을 두 눈
풍경을 더이상 해석할 필요가 없는
눈치게임이 끝난 고요한 침실에서
까만 눈꺼풀을 고이 덮고
무르익어갈 잠을
애타게 바람이여
* 남쪽에 있다가 서울을 올라오니 추울꺼라는 생각을 못하고 눈치게임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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