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 짐
-신성-
짐을 나르자
울타리 밖 짐들을 안으로 들이자
이동한 것은 내 소유가 되고
소유는 곧 존재의 무게가 된다
묵직한 무게가 느껴진다
큼직한 규모가 느껴진다
됐어 이정도면 훌륭해
입가 번지는 미소도 잠시
더 담을 수도 없는 지게를 불평한다
지게의 무게를 들지 못하는 자아를 불평한다
애써 실어도 못 나르면 말짱 도루묵.
울먹이며 실은 짐을 하나씩 내려놓는다
속에서 반향하는 혼잣말한 타레
적당히 싣는다는게 무얼까
적당히 나른다는게 무얼까
적당한 삶의 무게는 무얼까
적당한 삶의 크기는 무얼까
대신 짐을 질 사람은 없을까
인생을 날라줄 사람은 없을까
짐은 점점 줄어드는데
무게는 줄어들 생각이 전혀 없다
아
하늘은 넓고도 푸르구나
대기는 깊고도 가볍구나
* 고향을 떠나면서 반찬을 싸는데 많이 싸가도 무거울까봐 적당히 싸는 요령이 필요하다. 욕심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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