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술상의 결말 -2018.09.24.월

별신성 2018. 9. 24. 17:38

술상의 결말
-신성-

해가 갈수록 추석 상은 풍성해지고
술과 함께 이야기는 무르익어가는데
결말은 항상 술과 함께 시들어버린다

반갑던 안부도 기뻤던 웃음도
시비와 정죄로 얼굴을 붉히며
간만에 만난 정을
다시 세월속으로 떠나보내네

할머니도 아버지도 형님도
서로가 서로의 방식을 주장하다
싸우고 헤어지고
다시 세월속으로 아쉽게들 떠나가네

이눔의 술아
절정의 기쁨을 왜 금새 빼앗아버리느냐
아쉽게 버릴 인연이라면 맺어주지나 말지
아까운 인연을 탓하며
아쉬워하고 애달파하는 건
그 난장판을 지켜보다
마지막에 술상을 치우는 나의 몫

*명절에 술상에서 항상 시시비비 가리며 제사 벌초 차례 결혼 오지랖을 떠는 친척들을 보면 항상 아쉬움이 크다. 간만에 서로 얼굴본건데 그 하루가 참 짧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