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를 적셔야겠다
-신성-
바다를 봐야겠다
메마른 몸을 적셔야겠다
무엇에 이리 갈증이 났는지
얼마나 오래 메마름에 방치된건지
바닷가 촉촉한 모래였을 마음이
사막가 날리는 모래처럼 갈하다
허겁지겁 사막을 내달려
바다에 발만 담궜을 뿐인데
숨어있던 뿌리가 내리더니
벌컥벌컥 바닷물을 들이킨다
어머니 목욕시키랴
불렸던 하얀 굳은살처럼
모래의 손길에
파도의 안마에 몸을 맡긴다
파도가 치고
시간이 흐르고
뿌리는 물을 머금고
심장은 어느새 파도가 들어와 친다
이제 됐다
바다를 보며 외친 짧은 한 말씀에
뿌리는 해변을 박차고
메마른 모래사장을 걸어나온다
어제 신었던 양말에
딱딱한 구두를 신고
물기하나 없는 도로를 헤집으며
뿌리는 다시 바다로부터 점점 멀어져간다
*늦게 대구 출장을 마치고 해운대 바다에 발을 담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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