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고개만 넘어라
-박원주-
한고개만 넘어라
들끊는 육체의 심장을 냉수에 담가라
하나 둘 셋 숨을 세어라
이 정욕이 지나도록 깊은 숨을 내쉬어라
한고개만 넘어라
두고개까지 넘을 필요는 없다
더러워진 옷가지일랑 벗어던지고
맨몸뚱 경건스럽게 소금물에 담가라
한고개만 넘어라
뒤돌아보지 마라
두눈에 단 물을 들이붙지마라
애무의 혓바닥에 젖꼭지를 내주지마라
자극의 칼날은 내 심장을 도려낼 것이다
한고개만 넘어라
금방 지나간다
두눈을 꼭감고 절정이 지나길 빌어라
지나간다 지나간다
지나갔다 지나갔다
한고개를 다 넘었다
풍랑치던 한 격정이 한시름 낮아졌다
그토록 높았던 스나미가 지나고 잠잠해졌다
격정의 바다가 다시 수평선을 그었다.
* 세상의 유혹이 나를 흔들 때 잠시만 참고 기다리면 지나간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유혹은 영원하지도 길지도 않고 아주 아주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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