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의 매운 정도
-박원주-
추운 겨울 마라탕을 먹으며
땀에 흠뻑 취하다보면
땀방울에 옛 추억들이
축축히 우러 나온다
졸깃한 당면엔
어머니가 손으로 버무려주시던 잡채가,
하얀 두부면엔
당산나무 아래 흥겹게 놀던 마을잔치가,
노란 콩나물엔
할머니가 아랫묵에 정성껏 물주던 시루가,
빨간 국물엔
국민학교 친구들과 간장찍어 먹던 떡뽁이가,
푸른 시금치엔
당산숲 텃밭에 키우던 푸른 시금치가 있다
매운 마라탕을 한그릇 뚝딱 먹었을 뿐인데
옛 지난 추억의 건데기에 배가 불러온다
* 간만에 직장동료들과 대림역 봉선마라탕을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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