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설을 쇠고 쇠다가 -2017.01.27.금

별신성 2017. 1. 28. 11:41

설을 쇠고 쇠다가

-박원주-


달이 주었던 새해
대문을 활짝 열어두고
친척을 맞는다

옛날엔 동네 어귀에서
뻥도 튀기고 어리도 하며 소란스러웠는데
요즘은 한적하기만 하다

동네를 돌며
새뱃돈 받던게 엊그제 같은데
설을 쇠고 쇠다보니
세월에 떠밀려
누군가의 빈자리에 앉아버린 나를 본다

이젠 제일 편한 자세로
딩굴거리다
새뱃돈을 주다가
시체놀이를 하겠지
그게 내가 받을 새해복이지


* 설을 맞아 튀김도 굽고 준비하면서 새해를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