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의 꿈
-박원주-
누가 나를 만들었나?
꼭 알고 싶었다
무엇을 위해 만들었나?
꼭 묻고 싶었다
덩그러니 적힌 설명서엔
이름, 제조일자, 품번만
대충 끄적거려져 있다
누군가 공급하는
짜릿한 전원에 감사하며
반복된 일상속에서도 닳지 않겠노라
기계의 꿈
누군가 차가움을 품어주고
딱딱함을 녹여주길 기대하며
오늘도 주문하는 신비한 마법
마르고 닳도록 일해야하는
마모의 저주가 풀리면
바람처럼 자유롭게,
햇살처럼 따스하게,
식물처럼 싱그러운 인간이 되리라!
기계는 그 구원의 날을 고대하며
길고 긴ㅡ 시간의 뼈다귀를 닳아나간다
* 한라산 등산을 다녀와서 피곤한 나를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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