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차가운 불똥 -2017.01.11.수

별신성 2017. 1. 12. 07:59

차가운 불똥

-박원주-

언제 우리 사이가
이렇게 멀어져 버렸을까

기대로 시작했던 만남은
짧은 사랑을 스치고
긴 조율을 지나
서로를 침범하지 않는 묵인,
무덤덤함이 되어 버렸다

찬 계절의 변곡점을 돌아서기 무섭게
메말라 버린 너와 나의 앙상한 숲.
바람에 부대끼며 노래하던 잎새도
이젠 닿는 것조차 짜증나는 촉수가 되어버렸다

너라는 변수 x
나라는 변수 y
서로에게 영향도 피해도 주지 않는
영원한 상수이고픈 두 변수
영원히 만나지 않는 평행선이고픈 함수

난 너에게 넌 나에게,
현재의 우리가 미래의 우리에게,
다시는 타오르는 불꽃이 되지않길 바라며
적당한 시선의 경계에 경계를 유지하다
어쩌다 튄 불
똥을 급하게 소화시킨다

* 한 사람이 또 나에게 태클을 거는 모습과 그런 상황에 대처해야하는 안타까운 나의 모습을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