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매미처럼

별신성 2014. 8. 6. 08:48
매미처럼
-박원주-

매미가 태어나자
울음을 터뜨린다
어두웠던 한
무거웠던 업을 꺼내어
원없이
한없이
풀어놓는다

아이고
아이고오
아아이고호

쉴새없이 흐르는 곡
온몸 떨며 우려내는 곡
한 많은 이 세상
어찌할 수 없는
이내 곡소리

이제껏 울음을 참느라
어찌 그리 살았을꼬

토하거라
토해 내거라
저 하늘 창공위로
흩날려 버리거라
한방울 한홀없이
훨훨 벗어 버리거라

내가 아기때
울었던 울음
난 무슨 생각으로 그리 서럽게 울었던가
다가올 인생을 예언하며 목놓아 울었던가
나중에 못 울테니 지금이라도 울었던가

매미처럼
이제사 꺼내어
인생가지 끝자락에 올라
통곡하며
음미하며
한없이 울어보고 싶다
어른 아기들 다같이
함께 울어재끼고 싶다

내 사정아
내 사랑아
내 사람아
내 아파서 안아주지 못한
내 슬픔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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