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to.시

별신성 2014. 9. 3. 23:45
to.시
-박원주-

글에게 미안해서 펜을 들었다
나는 왜 하소연이 고플 때만
애타게 너를 찾아 펜을 들었던가

기쁠 때나 즐거울 때
논다고 정신없을 때는
그 가벼운 펜조차 들 여유가 없었다

잉크가 눈물로 채워졌을 때
슬그머니 그자리에 있는 너를 찾아가
한올 한올 시름을 벗으며 글을 끄적였다

간만에 어떨결에
긴 여백을 내것인 마냥 끄적여도
언제나 들어주는 고마운 말동무

항상 마침표를 찍고선
다시는 안올 위인처럼 널 잊고 떠나가도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다시 들어줘서
너무나도 고맙다네

2014. 9. 3.
너의 주변을 맴도는 친구 원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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