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단어 가시
-박원주-
장문의 편지를 썼다.
구구절절 내 마음이 흘러 편지에 담겼다.
편지를 읽는 그의 눈동자가 흐른다.
흐르던 눈이 단어 사이에 멈췄다.
그는 딱 두 단어만 읽었다.
두 단어.
그리고 두 단어만 꺼낸 채 편지를 지웠다.
두 단어가 날카롭다.
물고기 살을 발라낸듯 목에 걸린다.
그렇게 그는 두 단어로 앙상한 물고기를 그렸다.
한참을 들은 나는 결국 그 가시에 목이 걸렸다.
그때 나는 알았다.
긴 긴 편지가 두 단어 가시가 되는 줄을
* 중요한 메일을 보냈더니 한 단어에만 필이 꼿혀 기분이 상하는 사람에게 미안하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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