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명
-박원주-
겨울은 왜 있는걸까?
불평만 하며 모진 추위를 견뎠다.
어느새 커져가는 꽃망울.
섬짓한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나는 웃을 수 있을까?
추위를 탓하며 어둠을 곱씹던 난 당당할 수 있을까?
밝아오는 여명은 어둔 밤의 죄악을 드러냈다.
긴긴 겨울 움추렸던 청춘에게 회개없이 봄은 무리다.
긴 겨울이 줬던 추위는 내 죄악의 핑계였을 뿐.
내 마음을 얼리지 말았어야했다.
내 발을 멈추지 말았어야했다.
내 노래를 낮추지 말았어야했다.
내 마음을 녹이며 꿈트는 공간사이 알을 꺼내 품었다.
어느새 봄이 깨어나서 나를 데우기 전에
내가 먼저 일어나 봄을 마중키로 했다.
실개울보다 먼저
벗꽃보다 먼저
여린 봄나물보다 먼저
봄 여명에 일어나 찬 개울가 정히 몸을 씻고
다시 녹은 세상에 회개의 눈물을 닦고서
떠오른 햇살이 꽃망울을 당당히 터트리도록
내 마음이 바람처럼 불어도 날카롭지 않도록
내 발이 달려가도 대지를 짖밟지 않도록
내 노래가 사무쳐도 저 종달새 노래보다 크지 않도록
다시금 정결한 나를 꺼내
봄개울에 봄바람에 봄나물곁에
싹을 틔우리.
* 이제는 봄기운이 감돌고 움추렸던 커지는 꽃망울에 겨울도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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