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를 끄다
-박원주-
흥겹게만 치던 지루한 키보드소리에
여기가 어딘가? 스르르 두눈이 감긴다.
"너는 가슴한번 열지않고 사랑을 썼더냐?
한숨소리 한점없이 추억을 지우고 그토록 해맑게 웃어댔더냐?"
너는 디지털, 나는 아날로그.
만날듯 비켜가는 온-오프 스위치.
나는 오늘도 힘겹게 하루를 그리고 나를 쓰는데
너는 그리도 쉽게 하루를 그리고 나를 지우는구나.
각본같이 잘짜여진 네 인생 시나리오보다,
(그게 프로그램인지 벽돌인지 나는 모른다.
어쩌면 그 계획들이 즐거운 퍼즐일지도)
내 울음 뒤에
눈물을 닦으며 다시 쓰는 머쓱한 인생을
더 사랑해주며 꼭 안아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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