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고기가 되다
-박원주-
가끔은 모르는 게 약인데
알아버린 게 독이 된다.
그 큰 바다
그 큰 물덩이는 오물의 침범에도 썩질 않았다.
어느날 짠 맛을 맛본 나는 깜짝 놀랐다.
‘소금이 있어서 이 바다가 썩지 않았구나.’
‘이 더러운 오물에도 냄새가 나질 않았구나.’
나는 이 짠 더러운 바다를 버리고
깨끗한 강으로 가 민물고기로 살기로 했다.
믿음처럼 살아온 기반을 버리고
강을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고 나서야
내가 민물고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가끔은 모르는 게 약인데
알아버린 게 독이 된다.
* 수영장 풀이 보기는 좋긴 한데 약 풀고 관리를 하는거를 보니 좀 그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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