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놓는 친구
-박원주-
우리는 언제부터 서로 높아만 갔다.
나도 너에게, 너도 나에게
누굴 만나도 말 놓는 일이 없이
높은 말을 타고서 서로를 조심했다.
같은 눈높이 같은 생각에
발가벗고 만나던 에덴동산 친구는
노동에 쫒겨서 못 만난지 오랜 시절
그리운 말 놓는 친구가 스르륵 찾아왔다.
어딨다 이제 왔니?
언덕에 같이 맨발 벗고 아장아장
흙장난 물장난 젖은 죄악에도
훌훌 털고 웃으며 뛰쳐나갈 친구야~
아직도 말 놓을 친구가 있다는 건 다행이다.
높아질 높여줄 필요도 없이
평평한 수평선 바다 그 평평한 해안에
넘실대는 파도소리가 좋구나.
찰랑대는 모래소리가 좋구나.
낮은 친구의 이 목소리가 좋구나.
* 옆 회사에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어서 행사때 만나서 이야기하다 말을 편하게 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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