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미학 전공자

별신성 2013. 5. 5. 15:55

미학 전공자

-박원주-

날씨가 후덥지근 하니까
흰 눈이 그립다.
그렇게도 추웠던
몸서리치게 싫었던
지난 겨울이 그립다니..
울다웃는 기억이란 아이러니.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는 격조높은 반전.

쓱쓱 싹쏴아악 싹 쏴아~
추억 속에 닳고 닳은 기억의 파도가 치자
어수선했던 뇌리의 모래사장은 말끔히 정리되고
너와 나, 캐캐묵은 오랜 발걸음을 초청한다.

잊혀진듯 아른대는 기억이란 검은 물감
아픔과 상처 속 멍들었던 파란 물감
괴로움과 외로움에 울부짖던 노란 물감
너와 나 부딪히고 베이고 찢긴 붉은 물감
그 여러 물감을 몸에 뭍히고서
어디서 새어나오는 투명한 눈물을 모아
태양이 안겨준 오늘이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

캄캄했던 추억
어두웠던 기억을 들고선
흐뭇하게 채색하는
나는 오랜 미학 전공자.

이 뜨거운 한 여름에도
내 추억 속 바닷가 모래사장엔
하이얀 눈이 내리고 있다.
나는 동이 트는 해변을
수평선과 나란히 걸으며
멍든 내 붓들을 바닷물에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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