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제물
-박원주-
사랑이 그리워서 대타를 먹고
진짜가 그리워서 짝퉁을 먹고
기쁨이 그리워서 쾌락을 먹는다.
채워지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허전한 가슴이 지나던 가슴을 먹고
외로운 마음이 외로운 몸을 먹는다.
블랙홀이 우주를 빨아들이듯
욕망이 몸들을 집어삼킨다.
어디까지 가능하고 어디까지 허용될까?
무모한 식탐이 늘었다 줄었다 움직인다.
연극인지 실재인지 분간도 못하는 분신들이
널부러진 인격들을 삼키며 소화하고 있다.
낚시줄에 걸린 제물을 먹으려
몸이 쩍 벌리자
알알이 박힌 촉수들이 깨어나 춤추며
마지막 남은 몸뚱이를 산 제물로 바쳐버렸다.
*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데 서빙하는 아이들이 심상치 않은 서비스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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