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희망이란 이런 것이다.
곧 올 것.
그러나 쉿.
그건 나만 아는 비밀이여야 한다.
겨울이 확실히 봄의 인기척을 꽁꽁 숨기듯
나비가 찔레꽃의 꿀맛을 뇌리속에 기억하지만
겨울 찔레나무에 번데기처럼 메달려 침만 삼키듯이
작년에 따 먹었던 그 앵두의 새큼함이
무딘 겨울 혓바닥을 꾸짓는 비밀이여야 한다.
얼음이 녹기전에 미리 꿈꾸어여야 한다.
내 피부가 얼음과 별반 다를 바 없어야 한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겨울 광야길처럼 숨겨야 한다.
내 옷이 눈보다 따사롭거든 그 힌트도 벗어 던져라.
아무도 나의 희망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누구나가 품는 그런 가능성은 나의 희망이 아니다.
나만의 희망은 반드시 내가 열어젖혀야 할 유일한 것이다.
우주를 돌고 돌아도 세월이 돌고 돌아도
나만이 스치고 베이고 피가 흐르고 아픔을 느끼는
그것이 나의 희망이다.
쉿.
그것은 나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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