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빨 인생
-박원주-
죽어가던 몸에
한발의 약이 슈류탄처럼 들어가 터진다.
몸 곳곳에 산탄이 박히고
죽음과 고통의 외다리 앞에서
이래 죽든 저래 살든 반반인 인생이
죽을 생각을 돌이켜
갑자기 살아보기로 한다.
죽어가던 몸이 약 한발에 사는구나.
메말랐던 몸이 약 한알에 사는구나.
쓰러졌던 몸이 약 한모금에 서는구나.
나도 약빨이 먹히어보자꾸나.
어디서 죽어버릴 인생에게
약 한알이 되어보자꾸나.
사막에 생수처럼 스미어 사라져도
누군가의 인생을 한번 적셔줄
눈물 한방울이 되어보자꾸나.
상처 하나에 목숨거는 세상에
피 한방울쯤 아까워 말자꾸나.
*감기로 먹는 약이 한봉지에 알약이 7개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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