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이웃
-신성-
손가락 굵기를 잊어
둘레를 걸어보았다
헐벗은 손가락 열개
간만에 굴곡을 스다듬어 보았다
말없이 날 가리키던 하나에게
둥근 반지 하나를 걸쳐보았다
보석에도 애인에도 말없던 손가락인데
사소한 선물에 꼼지락거리며
살색을 풀고 반짝인다
사소한 챙김이 이렇게도 기쁠 일이냐
나외 것 잡느라 분주했던 아귀
긴장을 푸르고는 스다듬어주었다
곧 남은 아홉 생애에게도
둥글게 반짝이는 생을
선물해야겠다
*홍대산책하다가 반지하나 끼워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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