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알았을까?
-신성-
다 알았을까?
모르면 모른 채로
알면 고마운 채로
묵묵히 살아온 엄마의 인생.
낡고 날아간 한조각 구멍난 청춘.
꼬메고 메꾸어도
주워담을 수 없이 헐어버린 꿈
다시금 눈동자에 심어 줄 수 있을까?
다 알았을까?
처음 태어난 죄
뭐든 먼저 해야했던 장녀의 마음.
땀 흘려도 티 나지 않고
두려워도 도망치지 못한 어린 눈동자.
실수도 상처도 보듬고
웃으며 지워야했던 외로운 밤
언제쯤 보듬고 같이 울어줄 수 있을까?
다 알았을까?
항상 귀엽고 사랑스러워
여린 채 세상에 던져졌던 막내의 감정.
새싹 채로 덜 익은 채로
추위와 더위
세상 풍파를 그냥 맞아야했던 설움.
꺽여져 버린 줄기를 세우느라
더 난장판이 되어버린 인생.
원망해도 버거워도
다시 져야만했던 자기 몫의 짐짝들
이젠 같이 지고 가자 손 내밀 수 있을까?
살아서 피었구나
견디며 웃었구나
다 알지도 못한 인생길 끝까지 걸어내었구나
다 이해하지 못한 생을 꺼내다
덩그러니 남겨진 한조각 골똘히 쳐다보며
다같이 빙그레 웃으며 넘겼구나
함께 넘겨내었구나
*가족들과 긴 연휴를 보내고 누나를 안산에 내려주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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