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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멀가중 -24.1.30.(화)

감이 멀가중 -박원주- 감이 떨어졌다. 멀었다 가까웠다 이쯤 저쯤? 낮설음이 익숙함이 되기까지 무수히 어색한 감을 낳아서 길러야했다. 감이 익었다. 멀었다 가까웠다 이쯤 저쯤 여기! 지금은 익숙한 동사들 중에 한순간에 멀쩡히 움직여진 건 하나도 없었다. 처음 그 걸음을 잊었을 뿐 처음 그 젖가락질을 까먹었을 뿐 처음 그 연필질을 지웠을 뿐 처음 자전거 타던 때를 지나쳤을 뿐 낮설던 동사들은 험난한 세월을 압축하고서 내 몸속으로 스미어 잊혀지고 말았다. 감을 다시 꺼냈다. 가을빛에 익은 빨아간 홍시처럼 처마에 달려 어느새 마른 하이얀 곶감처럼 구들위 소금물에 삭은 초록색 떨감처럼 내 몸에 주렁주렁 달린 감들. 그래. 내 몸에서 절대 떨어지지 말거라. 내 영혼에 깃들어 영원히 함께 살자꾸나. * 골프 퍼팅을..

초록 떨감 -2018.09.23.일

초록 떨감 -신성- 한가위라 집안도 풍성하다 탐스런 석류나무 아래 텃밭 가지 오이 고추 어머니 손길이 익어있다 감나무 거미줄을 걷고 빨간 홍시 몇개를 주웠다 우리집 홍시는 어릴적 맛 그대로다 고개를 들어 풍성한 감나무를 올려다본다 저 많은 초록 감들은 어찌한단 말인가 어릴 때처럼 감나무를 타자니 몸이 무겁고 빨랫줄 장대로 홍시를 따자니 어디로 가고없다 옛날 소금물이 삭혀먹던 떨감 깍아서 고추망에 애닮게 말리던 곳감 그 왕성한 식욕이 되살아나 저 감나무만큼 주렁주렁 열린다 옛 추억과 함께 했던 고향집 감나무 노란 감꽃이 피면 화와이 목걸이를 걸고 홍시가 익으면 쌓인 볏단에 용기내어 올랐다 어느덧 반쪽 삭은 줄기가 안스럽더니 올해는 감이 풍성히 열린 것만 봐도 어릴적 옛 가을 행복한 한가위 같다 *추석맞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