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젖어들다
-신성-
한 마리 고기가 육지를 헤엄치다
익숙한듯 마른 땅을 쏜살같이 헤엄쳐
네모난 상자속으로 쏙 들어간다
거기서 아가미를 뻐금거리며
하루란 긴 시간을 숨가쁘게 보낸다
타들어가는 갈증을 헤치고
불이나케 마른 육지를 헤엄쳐 와선
집이란 어항 속으로 쏙 들어온다
왜 젖지 못하나
물로 된 몸도 투명함을 버리고
육지인 마냥 투박한 흙색을 입고
흙위에 살다 흙으로 돌아가는 고기들.
눈가의 물방울조차 젖지 못하고
땅바닥에 흘러 꽂히고 마는 비운의 고기들.
왜 젖어들지 못하나
나이가 들면 애가 된다던데
죽으러 가는 길은 엄마 뱃속 같을까
천국은 양수처럼 가득찬 물속을 헤엄치고 있으려나
모든 것이 가득차 있는 그곳에선
맘껏 젖어들 수 있겠지
경계와 경계를 허물고
너와 나
다같이 스며들며 젖을 수 있겠지
*내리는 비에 미세먼지가 씻겨내려갔다. 간만에 주중 수영장도 가고 내리는 비에 같이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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