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작곡가
-신성-
모두가 오늘의 노래를 불렀네
고되면 고된대로 슬픔의 가사로
기쁘면 기쁜대로 흥겨운 멜로디로
훌쩍이다 흥얼대며 노래를 불렀네
오늘을 마치며 작곡가로 서는 시간.
비운을 격은 연인은 격정을 마음에 세겨야지
봄이 만개한 들판은 발랄한 비트를 담아야지
오늘 걸은 걸음만큼 심장이 뛰어댄 만큼
가요로 랩으로 삶을 남겨야지
열심히 노래했던 그들은
누구도 작곡가가 되지 않았네
흥얼대던 노래를 그냥 적으면 되었는데
그토록 애닳게 불렀던 곡들을
흘러가는 소리로 잊으려하네
왜일까?
쉽게 쓰여질 곡들이기에
더욱 작곡가가 되어야했네
노래하며 그 이유를 부숴야만 했네
믿음으면 너무 쉽게 쓰여지는 길.
흥얼대던 내 노래를 떳떳히 사랑하고
형식 두려움없이 길지않게 노래했네
콩나물 기타가 아니어도
녹음기라도 틀어대며 오늘을 남겼네
틀리면 다시 고치면 되니까
오늘이 완벽하지 않은데
노래가 한번에 쓰여지진 않겠지
오늘의 실수 한마디 한마디가
멋진 노래가 되는 꿈을
난 믿어버렸네
나에게 너에게
수고한 우리들에게
오늘의 노래를 속삭이며 잠들게 하리
우리가 부른 오늘의 노래
하루하루 짧았던 우리 삶을 기억해 주겠지
훗날에 누군가의 흥얼거림으로
살아남아 있겠지
*작곡경연대회에 나가기로 했다. 한달 남짓 남았는데 곡과 녹음까지 끝내야 하지만 도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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