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눕다
-신성-
하루종일 옥신각신 하던 둘이가
오늘도 한 침대에 돌아와 누웠다
다시는 안볼것처럼 돌아선지 몇시간인데
화해도 말도 없이 등을 맞대고 잠이 든다
파기할 수 없는 서로를 향해
분노하고 격분하고 저주하다가
다시금 한 침대에 누워 한 잠을 잔다
포개어진 둘은 하나가 된다
잠든 그림자를 쳐다보노라
그놈도 이제 주름이 깊게 패였다
더 사랑해 줄껄 그랬나
자다깨 잠든 몸을 쳐다보노라
이놈도 이제 까무잡잡해졌다
까만 머리결을 스다듬다
이내 잠이 든다
몸부림과 잠꼬대에 서로가 뒤엉켜도
의식하지 않는 서로는 한없이 따뜻하다
새 아침이 밝았다
기상의 진동소리에 하나는 둘이 되고
갈 바 목적지를 놓고 한바탕 싸우고선
서로의 갈 길로 떠나버렸다
긴장되는 하루의 시작
오늘밤은 침대를 데펴놔야겠다
*공과 사, 절제와 쾌락, 정도와 일탈, 이 둘이 공존하는 자아는 한쪽을 부인하려하지만 같이 보듬어주는 지혜가 필요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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