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말이야
-신성-
갖잡은 동그란 치킨을 가차없이 쪼개
투명한 속살에 싸인 노오란 생명을 보아라
죽은 목숨에게 짧은 묵념을 올리고
곧바로 양심 긍휼 윤리를 싹다 버림다
나를 위해 네 전부는 죽어줘야겠어
꼬꼬댁 흔한 찰나의 비명도 없이
남은 생을 잠시뒤 마감해줘야겠어
동그랗게 동그랗게
치킨을 추모하며 말아 묻는다
왜 마는지 왜 묻는지 군침만 다시며
그냥 말아먹은 인생처럼 또 말고 마는 것이지
둥근 지구가 쪼개져 우주의 티끌이 되는 때,
내 몸이 썩어져 초록의 먹이가 되는 때,
여명녘 울부짖던 네 외침을 기억하면서
네 육체를 음미하며 혀속에 촉감을 묻으며
맛있게 본능스럽게 원시의 치킨을 잡아먹었다
계란말이 속에는 치킨이 살았다한다
*간만에 계란말이를 했는데 양을 몰라서 6판은 구운듯
'비타민 시++ > 옴니버스연습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의 신선도 -19.1.11.금 (0) | 2019.01.12 |
---|---|
콩나물 회사 -19.1.10.목 (0) | 2019.01.10 |
단편 기자 -19.1.8.화 (0) | 2019.01.09 |
고난이도 선물 19.1.7.월 (0) | 2019.01.08 |
사랑을 해내다 -19.1.6.일 (0) | 2019.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