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기자
-신성-
글을 끄적이고파 펜을 들었어요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죠
그냥 일상의 소소함을 나누고싶었어요
세상은 더 재미있는 걸 말하라 하네요
더 큰 자극에 굶주린 짐승같아요
사람들의 시선을 내게 돌리고 싶어서
떨어져가는 통장을 바라보다
두 눈을 한번 질끈 감고
사실같은 소설로 세상을 사육하기로 했어요
세상이 이게 사실이냐고 물었을 때
처음으로 사실이라 대답하던 설레임
그 한개의 선악과를 따먹은 뒤
저도 세상도 사실을 구분하는 법을 잃어버렸어요
수많은 선악과는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버렸죠
일어난 일을 사실이라고 말하는 맹점
아무도 본 사람은 없다는 맹점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기가
사실보다 어렵다는 맹점
오늘도 나는 소설을 씁니다
사실을 창조하며 유레카! 거친 비명을 지릅니다
한켠에 옛날 쓰던 첫 펜을 놓아둔 채
화려한 사실을 꾸미는 타락한 천사가 됩니다.
언젠가 잃은 나의 글로 돌아가길 바라며
오늘을 쓰는 단편 기자가 됩니다
*후배 기자를 만나 멋진 기자 생활을 듣고 또 힘든 기자 생활도 듣는데 나도 그런 직장을 사는거 같아 좀 서글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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